아이티를 위한 기도편지
아이티 소식을 한국이나 미국, 캐나다, 호주에 나오는 방송을 통해 들으신 분들이 계속해서 저에게 안부를 물어 오셨습니다. 기도해주신 덕분에 저희 아이들도 저희도, 저희 사역자들도 지금까지는 모두 안전하게 잘 지내고 있습니다. 하지만 학교가 문을 닫았고, 은행도 문을 닫았다가 어제 은행이 겨우 열려 급하게 돈을 찾아서 식량을 계속 사들이고 있는데저희만 식량을 저장하는 게 아니다 보니 그렇지 않아도 비싼 물가가 3배가 넘게 올랐습니다. 항구도, 공항도 다 문을 닫고 국경도 다 봉쇄되다 보니 수입이 전혀 안 되고 있기 때문입니다. 얼마나 이렇게 버틸 수 있을까요? 식량이 떨어지면 약탈이 일어나기 때문에 그때는 정말 위험해 집니다.
한국 80년대, 길거리에 화염병이 작열하고 광주사태로 수많은 사람들이 쓰러져갈 때, 국제사회에는 한국이 정말 위험하고곧 무너질 것처럼 보도했지만 막상 그 안에 살아가는 저희는 학교도 다니고, 직장도 다니고 그랬던 기억이 납니다. 아이티도 막상 저희 삶 속에서는 갱들이 납치하고 살해하고 정말 무서워서 길거리를 걸어 다니지 못하기 시작한지 오래되었고 수많은 사람들이 아이티를 떠나 안전한 나라로 이주해갔지만 그래도 남은 자들 사이에서는 조만 간에 이 사태가 해결되겠지 하는 낙관적인 시선도 있었습니다.
그런데 어제 밤에 아주 은밀하게 미국대사관 직원들 전원을 헬기로 옮겼다는 사실이 오늘 보도되니 아이티는 아주 극도의 긴장 속에 들어갔습니다. 미국 대사관이 문을 닫았지만 여전히 미 대사관 안에 직원들이 남아 있었고, 업무를 보고 있었습니다. 그런데 한 사람도 빠짐없이 다 나갔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아프가니스탄 최후의 날이 떠오릅니다. 그만큼 위험하다는 신호이기 때문입니다.제가 보기에는 형태가 좀 다르긴 하지만 쿠데타가 일어난 것 같습니다. 정권을 잡고 있던 사악하고 무능한 아리엘이 유엔군 초청 건으로 케냐를 간 사이에 공항을 갱들이 점령하고 아리엘이 들어오면 바로 사살하겠다는 위협까지 했습니다. 그리고 미국에서는 과도정부를 구성하라고 촉구했고, 카리브 해안 국가들은 어찌할 바를 모르고 카리브안의 한 국가에 머무르고 있는 앙리 아리엘총리에게 사임을 계속 촉구하고 있습니다. 아마도 앙리 아리엘 총리가 망명을 결정하고, 망명국가를 선정하고, 또 그에 대한 대가를 치르는 협상이 지금 진행 중이지 않을까라고 생각하는 게 제 추측입니다. 모두 다 아닌 척 하지만, 미국도 다른 나라들도 이 일에 개입하고 있지 않나 생각됩니다. 하지만, 이런 일에 또 가장 큰 갱 그룹이 개입되어 있는 게 영 마음에 편치 않습니다. 그리고 이 갱 그룹 리더인 소위 "바비큐"는 올려 진 비디오를 보시면 아시겠지만, 악마와도 동행한다고 할 정도로 사악한 자입니다. 그리고 자신들이 억류하고 있는 모든 납치된 사람들을 석방하겠다고 선포했는데 믿을 수가 없습니다.
드디어 여러분들이 눈물로 기도하시던 더글라스 파프 형제가 어제 석방되어 가족 품으로 돌아왔습니다. 사탄을 숭배하는 사악한 갱 두목이 아이티 정치를 좌지우지하며, 마치 로빈훗처럼 되어가는 이 아이티의 미래가 어찌될지요? 지금까지 열심히 아이티를 위해 기도해주셨지만 지금은, 정말 가장 위기의 순간이 아닌가 싶습니다. 이 봉쇄가 너무 길어지면 사람들이 배가 고파서 약탈이 시작되고, 그러면 수많은 사람들이 사망하고, 모든 집들이 털리고 그때는 손을 댈 수 없는 상황이 됩니다. 정말 기도가 필요합니다. 저희 가족 모두 금식에 들어갔습니다. 함께 기도 부탁드려요.
아이티 프로토프랭스에서 Helen Kim 선교사